
지난 22일 부산 기장군 임랑해수욕장에서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다섯 번째 행사가 열렸다. 참가자들만 2000명을 훌쩍 넘겼고, 봄 바다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한적했던 해수욕장에 활기가 넘쳤다.
■좌광천부터 열기 뜨거워
이번 행사는 동해선 좌천역에서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좌천역에 내려 좌광천을 따라 임랑해수욕장 행사장까지 걷는 2.5km 산책 코스에도 참가자들이 많았다. 한낮 갑자기 오른 기온 탓에 반팔 차림으로 걷는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일부 참가자는 산책로 가운데 조성된 일부 풀밭 구간을 맨발로 걷기도 했다.
5학년 자녀를 포함해 3대가 함께 행사에 참여한 윤정은(43·부산 남구 대연동) 씨는 “신문 기사를 보고 어싱 챌린지에 처음 도전했다”며 “온 가족이 함께 바닷가를 맨발로 걷는 것 자체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왕복 2km 구간 자유롭게 오가
이번 이벤트는 임랑교 방파제 부근에 설치된 야외무대 앞에서 출발, 임랑항 등대 방파제를 반환점 삼아 돌아오는 왕복 2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정지양(36·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씨는 “임랑마을에 할머니가 거주 중이어서 겸사겸사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캐릭터 복장을 한 손자(4)를 포함해 가족 사진을 촬영한 정 씨의 부친 정인철(64) 씨 역시 “맨발걷기는 처음인데 좋은 추억이 됐다”고 덧붙였다.
단체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4월 기장군에 거주 중인 지역민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결성된 맨발걷기 모임 ‘온리유(only you)’가 대표적이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지역에 대해 알자’는 취지로 결성된 온리유는 매달 2회 함께 걷는 것은 물론 오픈 강좌를 개설하고, 관련 독서토론을 여는 등 ‘열공’ 중이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노은희(58) 씨는 “혼자 걸으면 힐링과 치유, 함께 걸으면 소통이자 축제가 된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기장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조정민(25) 씨는 “처음엔 일로 시작했지만 주민들과 함께 맨발로 걸으면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온 대니얼 하임스(43)·변자민(41) 부부는 자녀 리아(11)·루크(9)와 함께 지금껏 열린 챌린지 5곳을 전부 섭렵했다. 18년간 부산에서 IT업계 종사자로 일하면서 부산을 사랑하게 된 미국 펜실베니아주 출신인 남편이 챌린지가 열리는 7개 해수욕장을 모두 가보자고 제안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변 씨는 “7곳을 완주하고 싶다는 남편의 바람으로 올해도 행사장을 찾았는데 해수욕장마다 매력이 뚜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대 행사에도 큰 관심 모여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마련한 건강 체험터 부스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부스에서 뇌파·맥파 검사 등을 무료로 받은 참가자들은 만족감을 표했다.
부산진구 가야동에 거주하는 최정기(69) 씨는 동해선 좌천역에 내려 좌광천을 따라 2.5km를 걷는 산책 코스도 완주했다. 최 씨는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데 검사까지 받을 수 있어 좋다”며 “시민공원 등 밀집 지역에 이 같은 서비스가 상설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섯 번째 챌린지는 일광해수욕장에서 오는 5월 개최 예정이다.
